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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 토리노’ 한 사람의 정체성은 어떤 방식으로 흔들리고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가
기사입력: 2017/09/09 [23:26] ㅣ 최종편집: 나눔뉴스.
황성훈 기자
▲ 사진 : EBS     © 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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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의 명화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그랜 토리노를 방영한다.

 

영화 그랜 토리노줄거리

 

젊은 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다 이제는 은퇴한 노년의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세상만사에 심드렁하고 웬만하면 모든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가 유일하게 애정을 주고 아끼는 대상이 하나 있다. 1972년에 포드사가 생산한 자동차 그랜 토리노.

 

상당한 크기에 엔진 소리는 좀 시끄러우며 기름은 또 얼마나 많이 먹는지 모른다. 이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을 대표하는 상품이다. 현재 잘 나가는 일본과 독일산 자동차와 비교되는 그야말로 과거의 유산 같은 것이다.

 

월트 역시 그렇다. 이제는 별 볼 일 없어진 과거에서 온 사람이자 과거에 발이 묶여 있는 사람이다. 그가 지향했던 미국적인 가치들은 이제 아득하게 사라져버린 뒤다. 동네는 슬럼화 돼 사람들이 떠나가고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건 언제나 수다스러운 몽족 출신의 미국 이민자 가족들이다.

 

그들은 자꾸 월트를 귀찮게 구는데 어느새 그들 사이에 은근슬쩍 우정이라는 게 자리 잡는다. 하지만 그들을 노리는 갱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점점 더 관객을 불안하게 만든다.

 

영화 그랜 토리노주제

 

한 사람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데는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노년의 미국인 월트 코왈스키를 만들어낸 것은 참전의 기억과 50년간 하나의 회사에서 일했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다. 그런 그는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고 무시했던 타민족 이민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고수해온 삶의 방식의 균열을 경험한다.

 

그에게 이웃 몽족 가족은 느닷없는 일격이다. 특히 그에게 아시아인은 전쟁을 떠올리게 하며 그에게 두려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안기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몽족 이웃은 멀리하고 싶다. 특히 타오가 더 이상 쓸모와 가치가 없어 보이는 자신을 살뜰하게 따를 때 그는 이상한 내적 흔들림을 경험한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또 어떤 방식으로 흔들리고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영화 그랜 토리노감상 포인트

 

퇴역 장군에다 온갖 인종적 편견을 다 보여주며 자기 고집 속에 살아가는 월트 코왈스키야말로 그랜 토리노의 시작이자 모든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밀리언달러 베이비이후 다시 한 번 연출과 주연을 겸한 작품이다.

 

그만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리는 미국적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말수는 적지만 굳건하고 단단한 바위 같은 얼굴에 무표정이 월트라는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가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이제는 다 지나가버린 미국적인 것들을 지키려는 노쇠한, 그러나 고집스러운 노인의 얼굴이 보인다.

 

특히 월트가 이웃집으로 이사 온 몽족 가족 중 한 명인 16세 소년 타오와 맺게 되는 관계는 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타오는 할머니, 엄마, 누나와 살고 있다. 타오에게 남자는 없다. 그런 타오가 월트를 일종의 롤모델로, 멘토로 삼고자 한다.

 

어느새 월트는 타오에게 당당한 남자로서 행동하고 생각하는 법과 자기 길을 개척하는 방편을 가르쳐주면서 자신의 쓸모를 자각하기에 이른다. 월트에게 죽은 아내와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고 자식들은 심리적으로 한참 멀다.

 

그런 그에게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 곁에 가까이 있어주는 이는 타오다. 이들 사이에 이상한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된 우정을 지켜보는 게 이 영화에서는 상당히 중요하다.

 

EBS 영화 그랜 토리노9일 밤 1055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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